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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시간의 여정'  시리즈

'Time of march' series 

   2009~

고화도 소성자기, 핀칭, 1280℃ 환원소성 후 연마

White porcelain, pinching, 1280℃ reduction firing, Polishing   

'시간의 여정'은 얇고 작은 많은 백자 조각들로 이루어져있다. 이러한 기법을 통해 흰색, 투광(投光)성, 질감 등 백자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성질을 드러내려고 하였다. 나는 이러한 물성을 통하여 삶에 대한 몇 가지 추상적인 의미를 담았다. 작은 조각들이 수없이 이어져 형태를 이루어 가는 것은 소소한 일들을 겪으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시간이 흘러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. 그리고 백자의 뚜렷한 특징 중 하나인 흰색은 영원성과 무(無)를 의미하며, 어찌 보면 이중적인 이러한 속성은 앞서 말한 시간의 흐름이 사람이라는 전체로 보면 영원하지만 개인으로 보면 무로 돌아가는 과정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. 마지막으로 작품 중앙의 선(나는 이것을 ‘소통의 흔적‘이라 부른다)은 소통의 흔적을 의미한다. 누구나 살아가면서 다른 이들과 소통하며 살아가는데, 그 와중에 우리는 다른 이를 상처 입히기도 하고, 다른 이로부터 상처받기도 한다. 나는 이 소통의 흔적을 그 사람의 특징을 말해주며 고유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였다. 그래서 'The march of time'시리즈 각각의 작품들은 서로 다른 소통의 흔적을 가지고 있다.

나는 이 작업을 하면서 기도를 하듯 마음이 차분해지고, 정신이 집중되는 듯한 감정을 느꼈다. 마치 어떠한 종교적 해탈을 경험하는 수행자가 된 듯하였다. 나는 'The march of time'시리즈를 감상하는 이들이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기를 바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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